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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시론] 대한민국 SaaS, 게임체인저를 위한 선결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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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dskorea
댓글 0건 조회 8,001회 작성일 22-11-16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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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시론] 대한민국 SaaS, 게임체인저를 위한 선결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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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모바일 산업은 스마트폰 보급이 본격화한 2009년부터 현재까지 급성장해 왔다. 태동기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축적한 수많은 아이디어와 기술이 모바일앱을 통해 구현될 수 있다고 믿었고, 실제로 믿음은 현실이 됐다. 대한민국은 지금 세계에서 손꼽히는 모바일 시장으로 성장했고, 그 이면에는 당시 새로운 시장에 대한 업계의 기대와 부단한 노력이 뒷받침으로 작용했다. 다만 태동기에 우리나라 모바일 생태계는 완벽한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고 보기 어려웠다. 스마트폰 OS를 기반으로 해외 빅테크가 구축한 플랫폼이 강력한 위세를 떨칠 때였고, 우리 기업도 이 구조에 대한 별다른 우려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빅테크 플랫폼을 통해 휴대기기와 연동성을 활용하고, 나아가 그들의 글로벌 파워를 발판으로 삼아 활발한 해외 진출을 도모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 우세했던 것이 사실이다. 막대한 기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플랫폼 사업을 선점하기보다 우리나라의 강점인 응용 분야를 활성화해서 앱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판단도 작용됐다.

통신사 중심으로 국내 플랫폼이 선보이긴 했지만 2011년 기준으로 플랫폼별 국내 앱 등록 개수는 국내 플랫폼에 15만4400여건(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에 비해 해외 플랫폼은 86만여건(애플, 구글)으로 무려 6배에 육박할 정도의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다. 결국 우리나라 모바일앱 시장은 태동기 이후 10년을 훌쩍 넘은 현시점까지 여전히 해외 플랫폼의 개발 환경과 마케팅정책에 종속된 상태로 발전해 왔고, 이 기조는 지금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 모바일 산업이 원하는 방향대로 발전해 왔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 모바일앱이 해외 플랫폼을 발판 삼아 얼마나 해외시장에서 성공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상기하면 당시 해외 플랫폼을 역이용하자는 움직임 가운데 가장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진 것은 글로벌 넘버1 모바일앱을 만들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2021년 기준으로 국내 모바일 앱 가운데 다운로드 수, 소비자 지출, 실시간 사용자 수 모두 세계 10위권에 드는 앱은 없었다.

물론 국내에서 크게 성공했고 인지도가 해외에서도 꽤 높은 앱이 없지 않지만 영향력이 애초 기대한 톱클래스급 글로벌 서비스가 나왔다고 보기 어렵다. 독과점적 위치를 차지한 양대 글로벌 모바일 플랫폼은 최근 인앱 결제방식 확대, 타사 앱마켓 배척 등 극단적인 자사 이익 우선 정책을 본격화하고 있어 국내 모바일 기업의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국민 메신저로 위상을 확실히 굳힌 카카오톡조차 아웃링크 방식의 웹 결제를 유지했다는 이유로 구글이 앱 심사를 거절한 사례가 소개돼 큰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여러 측면을 감안해야겠지만 그동안 우리가 거대 해외 플랫폼을 디딤돌 삼아 모바일 강국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복안에 차질이 생긴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쯤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최근 국내 통신3사가 거대 해외 플랫폼의 대항마로 육성하기 위해 투자한 원스토어가 괄목 성장을 보인다는 점이다. 원스토어는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앱마켓 3사의 거래액을 추정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앱마켓 시장점유율에서 애플 앱스토어(11.6%)를 넘어 2위 앱마켓으로(13.8%) 올라섰다. 원스토어가 부각되는 이유는 거대 해외 플랫폼보다 훨씬 유연한 정책과 정부의 앱 생태계 경쟁력 강화 노력 등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앞으로 모바일 업계가 관심을 두고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최근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서 가장 각광받는 클라우드 시장으로 눈을 돌려 보자.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2023년 세계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이 총 841조원에 이를 것이고, 그에 비해 국내는 약 6조원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세계 시장 규모에 0.1%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모바일 시장 태동기보다도 훨씬 더 적은 규모로, 사실상 유아기라 표현해도 모자람이 없다.
클라우드 분야에서 세계를 주름잡고 있는 기업은 역시 해외 빅테크다. 가트너에 따르면 2021년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에서 상위 3개 업체가 전체 시장의 69.5%를 차지할 정도로 막강한 파워를 발휘하고 있다. 최근 정부의 디지털 전략 가운데 가장 크게 관심 받는 부분은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분야의 활성화다. 글로벌 동향이나 국내 디지털산업 생태계 등 여러 측면에서 적절한 방향이다. SaaS 역시 클라우드 서비스형인프라(IaaS)와 마켓플레이스를 제공하고 있는 클라우드서비스제공(CSP)기업과의 협력은 필수다.

모바일 플랫폼 및 앱 서비스 관계와 유사한 측면이 많다. 앞에서도 살펴봤듯이 해외 빅테크가 IaaS를 장악하고 있어 우리나라의 SaaS기업이 이들과 비즈니스를 도모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도 태동기의 모바일 생태계와 흡사하다. 국내 SaaS 분야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해외 CSP과의 협력이 사실상 불가피하고, 국내 CSP 성장을 마냥 기다리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현실론이 설득력 있게 회자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 클라우드 보안인증 제도 개선 이슈로 말미암아 이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어지는 과정에서 이런 현실론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국외 클라우드, 국내 클라우드를 따지기보다는 국내 SaaS 분야가 어떻게 해야 세계적 위상을 확보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중심에 자리 잡아야 한다. 우리는 지난 10여년 동안 해외 빅테크가 제공하는 플랫폼을 통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닌 것을 모바일 시장에서 확인한 바 있다. SaaS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협력할 CSP 국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독과점적 위치를 차지하는 거대 플랫폼의 자사 이익 중심 정책을 극복하고 이를 위해 다양한 플랫폼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모바일 시장을 통해 얻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몇 가지 제언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해외 CSP는 국내 시장 점유율만을 높이려는 전략에서 벗어나 현지 기여형 프로그램을 다수 마련해서 투자하고 향후 공정한 방식으로 국내 기업과 상생할 수 있다는 행보를 보이는 등 신뢰를 축적하길 바란다. 국내 대형 CSP기업도 마찬가지로 SaaS 활성화만이 동반성장의 지름길임을 명확히 이해해서 SaaS 기업과 다양한 상생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특히 상호 건전한 경쟁을 지속하면서도 SaaS 육성만큼은 상호 연대의 길을 걷기 바란다. 비록 해외 CSP기업에 비해 규모 측면에서 부족한 실정이지만 훌륭한 SaaS기업 발굴만큼 탁월한 추격 전략은 없다. 통신 3사의 연대 투자로 원스토어가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모바일 시장의 사례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

국내 CSP가 가장 주력할 부분은 역시 해외 진출이다. 글로벌 인지도 확보는 디지털전환 국면에서 필수 요소다. 그러나 해외 기업이 선점에 성공한 미주·유럽 지역과 자국 기업 중심의 중국은 이미 한국 기업의 진입이 상당히 어려운 시점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아직 클라우드 환경의 블루오션 지역인 동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정부의 조력자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자유와 연대를 강조한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구상'에 따르면 디지털 소외층을 위해 국제 사회의 협력을 강조한 바 있고 이는 우리나라 클라우드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이 지역 디지털화를 돕는 전략을 정부와 기업이 협력한다면 향후 글로벌 명성 획득은 물론 클라우드 제3세력으로서 대한민국 위상을 확보할 수 있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유관기관이 한-말레이시아 IT협력프로젝트 사업을 추진하며 국내 클라우드 기업의 참여를 유도한 사례가 나온 것은 고무적이다.

우리나라 클라우드와 SaaS는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여전히 나아갈 길목에 험난한 장애물이 존재할 것이고, 현실론에 입각한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계속될 것이다. 미국의 전설적인 야구선수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이는 비단 스포츠에서만 통용되는 말은 아닐 것이다. 심지어 우리나라 클라우드 분야 상황은 격언에 비유될 정도로 시기가 늦은 것도 아니다. 시각을 달리하면 오히려 지금이 시작이라고도 할 수 있다. 수많은 성공과 시행착오를 되돌아보고 적절한 전략 수립과 이를 뒷받침할 열정이 있다면 얼마든지 '끝날 때'를 '시작할 때'로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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