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챗GPT' 열풍, AI 시장 뒤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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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챗GPT' 열풍, AI 시장 뒤흔든다
<챗GPT 사이트 메인 화면 캡쳐 이미지>
“평화, 사랑, 번영이 가득한 새해를 맞이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한 해가 가져올 기회를 기대해 봅니다. 이를 최대한 활용해 기억될 수 있는 한 해가 되도록 만들어 봅시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업체 오픈AI가 개발·공개한 '챗GPT(Generative Pre-training AI)'가 작성한 신년사 일부다. 사이트에 접속해 '신년사를 써 달라'고 입력하자 챗GPT는 단 5초 만에 망설임 없이 5개 문장으로 된 신년사를 완성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챗GPT가 작성한 신년사를 보고 놀라웠다”고 평할 만큼 챗GPT가 작성한 글은 기계가 작성한 것인지 인간의 것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다. 챗GPT는 출시 40일 만에 세계 1000만명 이상이 이용한 서비스가 됐다. 챗GPT가 AI 산업에서 새로운 게임체인저가 될지 세계 이목이 집중된다. |
◇챗GPT, 왜 열광하나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2018년 GPT-1 버전을 선보였다. GPT는 자연어 처리 AI 모델로 주어진 텍스트 다음 단어를 예측하는 기술을 학습하며 사람이 쓴 듯한 글이나 콘텐츠를 만든다. 오픈AI는 2020년 GPT-3 버전을 발표하며 크게 주목받았다. GPT 성능은 매개변수(파라미터) 개수가 중요하다. 매개변수가 많을수록 성능도 좋아진다. GPT-3는 GPT-1보다 1500배 많은 매개변수(1750억개)를 활용해 수준을 높였다. 지난해 11월 말 발표한 챗GPT는 GPT-3에 강화학습을 적용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한 GPT-3.5를 기반으로 개발한 챗봇이다. 챗GPT는 출시 5일 만에 사용자 100만명을 돌파하며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대화 흐름이나 답변 완성도가 일반 사람과 대화라 해도 손색없을 만큼 뛰어나다. 대화에 숨은 맥락을 이해하거나 질문 내용을 기억해 답변에 활용하는 등 이전 단순 정보 전달 챗봇과 확연히 비교된다. 질의답변뿐만 아니라 △번역 △프로그래밍 △논문 △광고 문구, 소설, 노래 가사 등 콘텐츠 제작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작업 수행이 가능해 폭발적 관심을 받는다.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은 “챗GPT는 컴퓨터가 인간과 얼마나 비슷한지를 보는 '튜링테스트'를 통과한 것과 다름없을 만큼 글쓰기 분야에서 기계가 작성한 것인지 모를 정도로 뛰어나다”면서 “완성도 부분에서 일부 보완은 필요하지만 6년 전 세계가 알파고 충격에 휩싸였던 것과 버금가는 기술 충격”이라고 평했다. ◇챗GPT, 시장 파급력은 챗GPT 등장에 가장 긴장하는 곳은 검색 시장이다. 앞으로 궁금한 것이 생기면 정보 검색 창이 아니라 대화형 AI 창을 선호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은 “미래세대는 AI 서비스가 보편화됨에 따라 생활 곳곳에서 AI를 경험하고 궁금한 것이 있을 때 AI에게 물어보는 것을 당연하게 느끼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검색 시장 1위 업체 구글은 챗GPT를 '코드 레드(적색 경보)'급 위협으로 규정했다. 챗GPT가 검색 엔진 사업에 가하는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AI 역량 강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오픈AI에 10조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하며 챗GPT를 적극 활용한다. 상반기 중 MS 검색엔진 '빙'에 챗GPT 탑재 버전을 출시, 구글이 독점한 검색 시장에 도전장을 낸다. 국내는 직접 영향권에서는 당분간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챗GPT는 영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해 아직 한국어 기반 서비스에 취약하다. 다만 국내 기업 등과 협업해 한국어 데이터를 대량 확보하면 한국어 품질을 높일 수 있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도 챗GPT 기술 활용 등을 고려한다. 강용성 와이즈넛 대표는 “챗GPT로 인해 기존 챗봇서비스 방향성이 일상대화를 포함한 자연스러운 대화뿐 아니라 지능형 검색, 오토라이팅(auto writing), 로코드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로 확대될 것”이라면서 “대화 기술 핵심인 언어처리 분야에 한글데이터 처리와 한글 정서에 맞는 서비스 구현 등 한글 서비스 시장에 강점을 챗GPT와 연계 또는 결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아직 API가 공개되지 않았고 챗GPT의 사업화 모델이 공개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전했다. 중장기적으로 챗GPT 가격 정책도 시장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현재 챗GPT는 일반인 대상 무료(PC버전)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챗GPT를 활용한 응용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가 필요하다. 오픈AI는 GPT API 유료 모델을 적용 중이다. 챗GPT도 프리미엄 유료 모델 판매를 준비 중이다. 오픈AI는 챗GPT 등을 통해 내년 매출이 10억달러(1조23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이경전 경희대 교수는 “오픈AI가 어떤 가격 정책을 펼치느냐에 따라 이를 이용하는 기업 등도 사업 방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비즈니스 관점에서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생성 AI' 시대 대비해야 챗GPT는 '생성(Generative) AI'의 대표 사례다. 생성 AI는 기계 스스로 학습한 알고리즘으로 새로운 글, 이미지, 영상 등을 생성하는(만드는) 기술이다. 챗GPT는 글쓰기에 특화된 생성 AI다. 생성 AI는 대용량 데이터를 학습하기 때문에 '초거대 AI'라고도 부른다. 생성 AI가 챗GPT 등을 통해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시장 급성장이 기대된다. 오픈AI가 올해 GPT-4 버전 발표를 예고하면서 시장 열기는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챗GPT를 개발한 오픈AI뿐만 아니라 구글, MS 등 글로벌 기업은 수년 전부터 생성 AI 분야에 대대적 투자를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를 비롯해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사업자와 LG 등에서 챗GPT를 따라잡는 생성 AI 기술 개발에 집중한다. 초거대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하기 위해 AI 반도체, 클라우드 등 기반 기술도 필수다. 자본력 있는 대기업이 이 시장에서 강한 이유다. 업계는 생성 AI 시대 경쟁력 확보를 위한 생태계 조성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랩 소장은 “초거대 AI(생성 AI)는 단순 AI 모델이 아니라 비즈니스 생태계 전반에 적용돼 생산성을 높이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드는 기반기술로 바라보고 이에 맞는 투자와 지원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초거대 AI 기술을 더욱 많은 스타트업, 연구·교육 기관이 적극적 활용하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초거대 AI는 '초대규모' AI 모델인 만큼 개별 서버가 아닌 강력한 컴퓨팅 인프라를 바탕으로 확장성 있게 구축된 클라우드 상에서 운영돼야 한다”면서 “우리나라 초거대 AI 생태계 강화를 위해서 국내 클라우드 산업도 안정적으로 발전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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